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풍경·유적

경주 남산 윤을곡마애삼존불

 

 

 

2011.1.16

 

멀리 형산강 들녘이 바라다보이는 위치에

암수 바위 형태의 넓적한 바위와 우뚝 솟은 바위가 서로 기대어 있으며

ㄱ자로 꺾인 능선 바위에 세 분의 부처님이 앉아 있다

세 부처상에서 연유했는지 이를 삼신바위라고도 부른다

 

이 바위의 동남향에 부처가 두 분, 서남향에 한 분이 있다

세 부처의 중앙 불상 광배 왼편에 太和九年乙卯 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

흥덕왕 10년인 835년에 조성된 마애불임을 알려준다

이제는 명문의 마모가 심하여 육안으로 보면 九年 정도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

을묘년이 윤년이었던지 이 명문에 따라 지명을 윤을곡이라고 부르게 된 것 같다

동남향 바위의 왼쪽 불상은 작은 체구이나 어깨가 당당하고

둥그런 얼굴과 퉁퉁한 팔은 환조미의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양각하였다

광배는 두 줄의 선으로 간소하게 표현되고, 대좌의 연꽃이 또렷하다

오른손은 무릎 위에 살짝 얹었고, 왼손은 배 앞으로 내어 둥근 약합을 들었으니 약사불이다

 

이 약사불의 오른쪽 불상은 얕은 선각으로 정돈된 인상을 준다

양어깨에 걸친 법의의 의습처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도식화되고

가슴에 매듭을 맨 9세기 불상의 일반적인 복장이다

광배는 띠를 두른 듯 얕게 도드라져 있다

오른손은 가슴 앞으로 올리고 왼손은 무릎 위에 얹고 있는데 아미타의 수인 같다

 

서남향 바위면에 있는 불상은 동남향 암벽의 두 불상보다 단순화된 표현을 보여주고

조각 솜씨가 떨어진다 얼굴이 길고 하반신이 소략하며 대좌가 생략되어 있다

동남향의 오른쪽 불상과 유사하게 광배는 띠를 두른 듯 표현되고 그 안에 4구의 화불이 보인다

통견의 법의를 걸친 옷 주름이 간략하게 표현되고 왼손에는 둥근 약합을 들고 있어 약사불이라 할 수 있다

따라서 이곳의 삼존불은 약합을 든 약사여래 두 분과 아미타여래의 특이한 구성을 이루지만

모두 동시에 만들어진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